지루한 장마와 더위를 피하느라 두 달여 만에 만난 S&T중공업 백두대간 종주팀(팀장 박재석 대표이사)의 8월 대간 산행은 속리산 구간에서 시작됐다. 15일 오전 3시 창원에서 출발한 종주팀은 두 시간 남짓 달려 구간 산행 출발점인 경북 상주시 화북면 갈령에 당도했다. 갈령은 상주시 화북면과 화남면을 잇는 고개로 종주팀 산행은 이곳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번 산행은 갈령∼갈령 삼거리∼비재∼봉황산(740.8m)∼화령재까지 14.01㎞로 전체 산행 시간을 6시간 정도로 잡았다. 국민체조와 요가 스트레칭으로 간단하게 몸을 푼 종주팀은 첫 번째 목표인 갈령 삼거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1시간 남짓을 올랐을까 갈령 삼거리에 도착했다. 비교적 짧은 거리(1.3㎞)인데도 땀이 쏟아졌다. 갈령 삼거리는 형제봉을 거쳐 속리산 정상인 천황봉으로 가는 길과 화령재로 향하는 갈림길이다. 갈령 삼거리에서 비재까지 4.15㎞는 거의 내리막이다.
이번 구간은 740.8m 높이의 봉황산을 제외하면 700m가 넘는 봉우리가 없다. 그러나 660봉, 510봉 등 이름 없는 작은 봉우리 15개 정도를 넘어야 할 정도로 오르막 내리막이 많다. 거리는 짧지만 체력 소모가 많다는 뜻이다. 갈령 삼거리에서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의 전설이 서린 못제까지는 거의 내리막이다. 못제는 산중 습지로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못제를 지나면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된다. 나무가 우거진 탓에 직사광선은 피할 수 있었지만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연방 땀을 훔치고 물을 마셔보았지만 갈증이 좀처럼 가시질 않았다.
올해 가장 더운 섭씨 33.4도…물 아무리 마셔도 갈증 계속
510봉과 455봉을 거쳐 비재로 향했다. 비재까지는 급경사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비재에서 660봉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오르막길로 구간 정상인 봉황산에 오르려면 체력 비축을 위한 페이스 조절이 필요한 코스다. 정상 바로 아래 급경사 길에 올라서면 암릉 구간이 나오는 데 될 수 있는 대로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것이 좋다. 산새가 봉황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봉황(鳳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정상에 올라서면 멀리 속리산 천황봉을 비롯해 대궐터산, 천택산, 구병산 등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갈령에서 봉황산까지 9.3㎞, 이제 4.7㎞만 더 나아가면 이번 구간 산행을 마치게 된다.
이번 산행은 대관령∼닭목령(14㎞), 닭목령∼삽당령(14.15㎞) 구간에 이어 짧은 구간이지만 결코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오르고 내려야 하는 봉우리 숫자가 적지 않다.
여기에다 올 들어 기온이 가장 높았다. 이날 경북 상주시의 낮 최고기온은 무려 33.4도를 기록했다. 이 정도 기온이면 그늘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방울이 맺히는 무더운 날씨다. 전날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탓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일부 대원에게 탈수 증세가 나타나 쉬는 시간과 횟수가 많아졌다.
산행 시작한 뒤 가장 긴 휴식…종주 코스 어느 곳도 만만 찮아
봉황산에서 1시간 남짓 급경사 길을 내려서다 오르면 산불 감시초소가 나온다. 여기서 목적지인 화령재까지는 3.26㎞로 천천히 걸어도 두 시간이면 족히 내려올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벌어지는 바람에 종주 산행을 시작한 이래 가장 긴 휴식을 취했다.
한참을 쉬고 있는데 산행을 영상에 담는 임무를 맡은 홍성진 대원이 숨을 헐떡거리며 내려왔다. 홍 대원은 이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저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산불 감시초소를 지나기 전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죽전 마을로 한참 내려가다가 일행과 길이 엇갈린 사실을 뒤늦게 알고 30분 이상 내려간 길을 되돌아 올라왔다는 것이다.
후미와 합류한 종주팀은 잣나무 숲을 따라 목적지인 화령재에 당도했다. 이번 산행은 대원들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남겼다. 백두대간 그 어느 코스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거리가 짧지만 그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체험한 것이다.
"대장정 짜릿한 감동이었죠"
나의 백두대간 도전기-한보라 S&T저축은행 사원
산행을 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인생은 산과 같은 것이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겁니다. 이번 산행 역시 그런 말이 무색하지 않게 오르막과 내리막을 지나며 절절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출발 전 새벽부터 흐린 날씨 때문에 비가 올까 노심초사했지만, 산행하기엔 덥지도 춥지도 않은 좋은 날씨였습니다.
갑작스런 산행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준비운동을 하고 산에 오르기 시작했지만, 얼마 되지도 않아 조금씩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저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지는 것 같았습니다
숨이 차는데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갔습니다. 지칠 때마다 힘이 되어주셨던 대원들,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신 우리 S&T저축은행 가족 덕분에 이번 산행은 성공적인 도전이 되었습니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얻은 것이 더 많은 산행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산을 오른다는 것은 단순한 정복이 아니라 날씨와 같은 천재지변, 자신의 체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팀워크를 배우는 것임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누구 하나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었지만, 서로 도와가며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정상에 도착했을 때의 짜릿한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한편으로 백두대간 15차 산행으로 다시 한 번 우리 S&T그룹 가족 모두의 단결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참석자 중 유일한 여자인 제가 다른 분들에게 혹시 짐이 되진 않을까 하고 많이 걱정했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즐겁고 유쾌한 산행이 되었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글로 대신합니다.
백두대간 종주팀 파이팅!!
